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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래빗 : 작품성과 역사 사이 (스포 주의)

吳綠 2020. 2. 14. 14:34

2월 6일 국내 개봉한 조조래빗, 기다려왔던 작품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영화 리뷰어 (같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추천하여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찾아본 포스터와 트레일러는 이 영화를 봐야겠다! 라고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디자인 트렌드를 포스터 디자인에 잘 녹여낸 듯 한다. 전형적인 '제 2차 세계대전' 선전용 포스터 느낌.

 

상영관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 생각난 순간에 바로 찾아보니 그나마 적절한 시간과 적절한 장소로 선택한 곳은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점. COVID 19 로 인해서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더라.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음

 

영화를 보기 전에 들은 설명에 의하면,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나치" 라고 하더라.

아니나 다를까 영화 초반부에는 주인공 "조조"와 나치의 연관성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아돌프 히틀러를 익살스럽고 친근하게 표현하며, 주인공 "조조"에게 정신적인 버팀목(버팀목이 아닐 수도 있다) 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친구이면서도 영화 초반부터 은근히 조성되는 긴장감. 그리고 계속되는 히틀러의 압박은 내가 버팀목이 아닐 수 있다 라고 말한 이유.

 

영화의 촬영 방식에 대해 말해보자면, 영화 초-중반부 부터 아래와 같은 장면을 많이 찍었다.

내 친구 "상"만큼 영화적 지식이 뛰어나진 않지만 이렇게 수평과 수직이 딱 드러나는 촬영구도를 사용함으로서 

"조조"(친 나치)와 반 나치의 의견 차이를 효율적으로 보여주게 된 듯 하다. 특히 유대인인 엘사와 조조를 저러한 구도로 잡아줌으로서

유대인과 "순수" 게르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정말 좋았던 점은 조조와 엘사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맹목적으로 나치를 따르는 조조와, 나치에 반하며 독일인을 조롱하는 엘사.

그리고 그들은 점차 친구가 된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도로 영화의 구성요소 하나하나는 보는 사람에게 어떠한 메세지들을 던지고 있다.

 

로지 베츨러(스칼렛 요한슨)를 영화적 장치(혹은 도구)로 보여준 점

영화적 "도구"라는 말은 결코 나쁜 말이 아니다! 여느 기획이나 마찬가지로, 특히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보여주고자 하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떠한 장치가 필요하다.

 

위 감독은 대 배우 스칼렛 요한슨을 "조조"의 유년시절을 잘 드러내기 위해 스스럼 없이 이용한다.

기어코는 죽인다

 

또한 영화의 전체적 특징으로서 잔인한 장면없는 잔인한 영화 배경 을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로지 베츨러의 죽음에서 잘 드러날 수 있었다. 나비가 날라가며 춤을 추던 그녀의 신발을 보여주며 목이 걸렸음을 암시한다.

존경합니다. 과거의 로지와 같은 분들께.

 

잔인한 장면 없는 잔인한 영화

뭐 조금은 사람이 다리가 없고 손이 없고 피를 흘리는 장면이 있긴 하다만, 전쟁영화 치고는 잔인하진 않다.

뭐 총쏘는 소리 정도?

저 장교가 그렇게 장렬히 끝날줄은..

조조의 주변 인물로서, 과하지 않게 조조 곁에 머물고 정말 현실적으로 조조에게 와닿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저 장교의 익살스러운 행동들. 그리고 저런 장교가 실제로 나치 아래에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으로는 작품성과 역사 사이에서의 감독의 고민

진짜 고민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일부러 그렇게 개연성 없이 끝내진 않았을 것이다. 이 분이.

나치에 대한 작품은 조심스러워야한다. 그것이 법이다.

 

학부 1학년 2학기 연구 보고서로 "욱일기의 디자인적 상징성과 사용에 대한 비판"을 작성한 적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하켄크로이츠에 대한 선행연구는 필수적이었다. 그 과정이 영화 감상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영화의 작품성으로 보아 조조에게 히틀러가 얼마나 친숙한 존재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상 그 법에 반하는 내용이다.

사실 나도 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누군가에게 질타받지 않을까?"

물론 그 감독도 반 나치일 것이고, 분명히 반 나치의 내용으로 끝낼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영화의 마지막에 조조가 히틀러를 뻥! 차버리는 것에 대한 개연성은 조금 부족했다.

그렇게 조조에게 친절하고 친숙했던 히틀러가 한 순간에 조조와 엘사사이를 이간질하며 욕을 퍼붓다니.

 

조금은 아쉬운 개연성이고 영화를 보면서도 "어? 이렇게 친하면 어떻게 끝내려고?" 하는 걱정을 했다.

사실 히틀러가 "응. 난 너를 응원해. 엘사와 좋은 시간 보내. 나는 이만 가볼게" 라고 말하는 결말을 기대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유치하더라도 그게 나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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