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야망과 사유
무드보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본문
최근 내가 몸 담았던 러닝크루의 로고를 리브랜딩하고 있다 (이제는 운영진도 회원도 아니지만, 친구가 브랜딩을 해보고 싶다는 말에 선뜻 진행하게 되었다). 브랜딩이라는 과정은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게 중요한건가 싶기도 하다. 사실 어떻게든 로고는 만들면 되는 것이고, 아이템이 확실한 이상 그냥 그 자체로 눈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브랜딩은 내외적인 소통을 확장시켜준다.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통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이런 이미지/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구나!' 와 같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드보드는 브랜드의 가치 키워드를 정하기 어려울 때, 혹은 가치 키워드를 설정하고 비주얼 디자인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적합한 듯 하다. 물론 팀의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진행할 수 있다. 이후에는 컬러감을 설정하거나 레퍼런스 리서치를 통해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무드보드는 무엇인가?
사진을 잘라 붙여 넣는 것이 맞다. 좀 더 목적에 맞게 말하자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단계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에서 건축/디자인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뭐 대충 이런이런 느낌으로 ~' 라고 한다. 무드보드는 레퍼런스와 다르게, 브랜드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다이어리를 훔쳐보면, 그 사람이 어떤 스타일로 글을 쓰는 지 알 수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무드보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가?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레퍼런스 이미지와 교차할 수 있지만, 레퍼런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상큼발랄한 유아용 UI 를 제작한다고 해서 UI 이미지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무드에서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부드러움vs샤프한'
'개인화된vs다함께'
'따뜻한vs차가운'
그 외에도 정말 많은 것들이 있다고 본다. 다만 무드보드에서는 이런 가치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왜 중요한데?
디자인을 '결과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그걸 알기 위해서 이 글을 적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부드러운vs샤프한' 이라고 적은 것을 바탕으로 두 개의 다른 무드보드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자.
하나의 무드보드는 구름이 몽실몽실하고 부드러운 가구가 있는 이미지이다. 다른 하나는 각이 정확하게 떨어지는 소품이고 경계가 명확한 건축물의 단면이 담긴 이미지이다. UI 디자인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러한 각들은 도형의 Radius 에도 관여될 수 있다. 결국 Symbol 의 Radius 에 따라서 브랜드/서비스의 이미지는 달라지지 않던가.
두 번째로, 컬러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무드보드는 컬러 팔레트를 설정하기 전에 매우 유용한 단계라고도 생각된다. 따뜻한 색감으로 모아놓은 무드보드와 차가운 색감으로 모아놓은 무드보드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가족을 위한 브랜드라면 전자가 어울릴 것이며, 개인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브랜드라면 차가운 색감이 어울릴 것이다.
이렇듯 무드보드를 통해 내 브랜드가 , 혹은 클라이언트의 브랜드가 가져가야할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무드보드, 어떻게 만들까요?
이건 순전히 나의 팁이다. 그리고 패션디자인/영상디자인/UI/브랜딩 모두에서 다채로운 무드보드가 사용되는데, 사실 영상이나 패션 쪽은 동일한지 모르겠다. 일단 나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1. 사진의 크기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크게, 덜 중요한 것을 작게.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나는 현재 '로고를 중심으로 한 브랜딩' 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브랜드의 메세지는 어느정도 일관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컬러'이다. 색감이 잘 보이는 이미지를 가장 크게 위치 하고 그 외로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으로 보여주도록 한다. 일단 내가 '컬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무드보드에서는 최대한 그 색감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하며, 만약 '질감'을 보여주고자 하는데 컬러감이 다르다면, 사진 크기를 작게 해야할 것이다.
2. 나는 사진 사이트를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Pixabay , freepik 등)
해당 키워드가 의미하는 색감이 뭔지 알 수 있다. 가령, 숙련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색감은 무엇일까요? 라고 했을 때, 저마다 다른 대답을 할 수도 있고 사실 정답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가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사진 사이트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냥 Challenge 라고 사진에 쳐보면 주류로 보이는 색감이 있다. 이렇게 무드보드의 느낌을 찾아갈 수도 있고, 그런 식으로 후보군을 여러개 만들고 팀원들 혹은 클라이언트와 공유할 수도 있는것이다.
3. 그렇기 때문에 꼭 무드보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1,2,3안을 '키워드 혹은 문장'과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팀원이 각자 만들어와서 맞추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멋진 디자인은 단순히 이쁜 디자인일 수 있지만 모든 팀원이 공감하고 재밌게 작업할 때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령 무드보드 하나를 보여주고, '가족의 온기를 보여주며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 와 같이 말이다.
위에 적은 글은 그냥 학부생의 입장에서 그간 무드보드를 만들어오며 느낀 것, 나 스스로도 왜 무드보드를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이었기 때문에 적어보았다. 무드보드를 만드는 것은 비주얼 작업에 있어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그냥 다이어리 꾸미기 정도로 보일 수 있다. 경쟁력 있는 브랜딩을 위해 무드보드를 제작해보자.
(다른 의견이나 짚어주실 부분, 첨언해주실 부분이 있다면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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